그대의 입술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대가 "안녕"하고 조용히 말하면 나뭇가지 위의 참새는 너무 황홀해서 쓰러져 버리고 말죠. 떨어지던 참새가 퍼뜩 정신을 차려 파다닥 날아간 곳은 그대 방 창문 앞에 있는 전깃줄 위.
그대가 바로 저안에 있는데 누가 닫아 놓았는지 모를 창문이 너무나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갈 수가 없어요.
유리창이라는 건 이래서 너무 잔인해! 공기 한방울 통할 수 없는 유리는 그내의 향기마져 느낄 수 없게 합니다.
하얀 마음의 그대여 이 창문을 어서 열어주오... 시간이 없으니.... 오늘 밤 찬서리에 나는 얼어 죽을지 몰라요.
그대가 날 죽게 내버려두진 않겠죠. 유리창이 잔인한 것이지 그대가 잔인한 것은 아닐테니까.
<고2때쯤 수첩에 쓴 듯한 글 온라인상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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