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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writing)

내 인생의 봄날은 갔다

 

 

아무리 편하게 마음을 먹어도 편하지 않은 시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판단해야 하는 시간

내가 원했던 것은 선택이 아닌 설레이는 로맨스 

이런식으로 만나서 로맨스가 어떻게 꽃피겠나

긴 시간 공들이고 공들인 인연도 하루 아침에 담배연기 사라지듯이 의미없게 사라지는데

착하다 순수하다 어리다.... 세월이 나만 비껴갔을까? 왜 나에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니?

 

삼일 연속으로 가게 된 청량리

첫째날은 여자 노숙인이 플래시몹을 하는 대학생과 춤을 추다 감정에 북받쳐 흐느껴 우는 모습을 취재하며 나도 맘이 울컥 

둘째날은 기대했던 하지만 부담 안가지려했던 내 생애 3번째 소개팅 

셋째날은 회사 시연회와 레미제라블 단체 관람

레미제라블....똑같은 인간, 전혀 다른 삶, 다른 권리, 억압,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과 그 자유를 포기하는 민중, 배신감, 허무해 보이는 싸움. 그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어떤 사랑. 연약하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결국 가장 강한 사랑 사랑....    

늙고 기력이 다 쇠한 장발장이 딸처럼 키운 여자를 시집 보내고 울먹이면서 하는 말

"너는 내 인생의 빛이였어...."  나도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아버지가 생각났다. 

자격없고 완전하지 않더라도 사랑은 늘 완전함을 향해 다가가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을 울린다.

내 인생의 눈부신 빛은 누굴까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감흥이 전혀 없는 사람, 분석하는 사람, 나처럼 운사람이 있는데....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머리로 분석을 하기 이전에 일단 첫번째로 느껴지는 감정은 '공감'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아무리 바보같은 영화를 보았다고 해도 그냥 바보같이 일단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그러고 흔들린 감정이 가라앉을 때 까지 까페에 들러 잠시 앉아서 영화와 연결된 자기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날 밤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보람있는 하루라고 인사하며 잠들 수 있기를  

이미 그런 사람을 만나고 보냈지만 아직 많이 남아있는 세월속에 몇명 쯤 더 남아있었으면....

지금처럼 우주에 혼자 남아 있는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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