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강원랜드서 도박 정신나간 교수, 공무원들(소방관..)

檢·警 단속수사관도 가담… 감사원, 100명 징계 요구

감사원은 5일 근무시간에 강원랜드 카지노를 상습적으로 출입한 공무원 100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불법 도박을 단속해야 할 경찰과 검찰 수사관,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 교수들까지 무더기로 적발됐다.

2008년 12월 23일, 비번이었던 A경위는 새벽 6시에 집을 나서 강원랜드 카지노로 향했다. A경위는 밤새 게임을 즐기다 출근 시각(오전 8시)이 다가오자 "몸이 아프다"며 허위 병가를 냈고, 다음 날인 25일 오전 5시까지 계속 게임을 했다.

강의를 내팽개치고 카지노를 찾은 교수들도 있었다. 충주대의 B교수는 2009년 4월 수업을 아예 조교에게 맡긴 채 강원랜드를 찾았다. 그해 9월엔 카지노에서 돌아오지도 않고 강의를 휴강시키기도 했다. B교수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2년간 이런 식으로 102차례에 걸쳐 '평일 카지노'를 즐겼다. 서울대 C교수는 2009년 4월 10일 경기도 의왕시 자택에서 학교로 출근하지 않고 곧바로 카지노로 '출근'하는 등 총 25차례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 발생 시 촌각을 다퉈 현장으로 출동해야 할 소방관들도 자리를 비우고 카지노로 출동했다. 경기도의 한 소방서에 근무하던 D씨는 2009년 9월 출장을 간다며 강원랜드를 찾아 밤새 룰렛을 즐겼다. 경기도의 한 소방서장도 작년 6∼7월 6차례에 걸쳐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 도박에 빠진 공무원들은 '지방 출장'을 활용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공무원은 2008년 6월 당초 1박2일 일정이었던 경북 지역의 민원조사 출장을 하루 만에 끝낸 뒤, 복귀하지 않고 곧바로 택시를 타고 강원도 정선으로 직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