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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담배


<괴테의 '들장미' 패러디>



아버지는 보았네 장롱 위 담배

어려워도 슬퍼도 힘되는 88담배

반가운 나의 담배여라 그 앞에 달려가서 정신 없이 보았네

88, 88 한 보루의 88 아아! 88

 

 

아버지는 말했네 택시비 대신 줄테야 지갑에 돈이 없어

88담배는 말했네 나는 당신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였어,
이제까지 내가 무능력한 당신에게
힘이 되어 주었는데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어

88, 88 한 보루의 88 아아! 88

 


무지한 아버지는 운전수에게 주어 버렸네

장롱 위에 있던 한 보루의 88

88을 분주하게도 피워졌었건만

그 태워짐의 보람도 없이

담배는 마침내 택시 보조석 위에

88, 88,  한 보루의 88 아아! 88





                                                   1999년 作  (만19세 때)



괴테의 '들장미'


들에 핀 한송이 장미꽃을 소년은 보았네.

싱그럽고 아름다운 장미꽃 가까이서 보려고 달려가며 소년은 설레는 마음이 되었네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

 

"너를 꺾고싶어, 들에 핀 장미야 "

장미는 말했네

"찌르겠어요, 언제까지나 저를 잊지않도록,

 저는 좀처럼 꺾이지 않아요 "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

사나운 소년은 꺾고 말았네,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저항하며 찔렀지만 ,

애원도 한숨도 소용없는것,

어쩔수없이 꺾이고 말았네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