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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시민운동장 想念

 


 

해가 저물어도 끝나지 않는 일을 부여잡고 있는 건
이렇게 사무실을 멀리 벗어나와도 마찬가지이구나
전시디자인을 시작하고 정말 다양한 일을 해본다고 생각을 했다.
자료수집을 하고 디자인을 하는 걸 기본으로 전화상담원이 된 듯한 끊임없는 전화응대
영상편집, 그 때 그 때 기획에 따라 다른 분야의 회사들을 Contact하고 일손이 모자를 땐 면장갑 끼고 같이 시공을 하고 잠깐의 이벤트엔 더운 돌고래 인형을 쓰고 재롱을 부리기도 했다.
 
지금은 심지어 빠루(시설물을 철거할 때 쓰는 길쭉한 철제 도구)를 들고서
우리가 공들여 디자인하고 제작한, 이제는 5일간의 쓸모를 마친 전시부스를
부수고 있다. MDF냄새와 본드냄새가 날 땐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했던 졸업전시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일의 힘든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매력은 지적인 세계와 반지적이고 육체적인 세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조율한다는데 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 일은 끝을 가늠하기 조차 어렵고 주최측이 조명을 꺼버려서 나무인지
못인지 나무에 박힌 못인지 분간도 되지 않는데, 고개를 돌려 잔디 덮힌 운동장을 보니 까치들이 그 검은 실루엣만으로 사람들이 남긴 조각들을 쪼아 먹고 있네요.... 

하나님 이젠 무얼 해야하나요?




2009. 09